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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한 도마 위]


이런 경우에도 ‘성희롱’이라고 불러야 하나?

‘깔깔한 도마 위’는

우리 주위에 숨겨져 있거나 지나쳐 버린 차별의 사례들, 논쟁이 되거나, 최근 이슈가 되는 사례들을 들여다보고 이야기 해보는 꼭지입니다.

- 이런 경우에도 ‘성희롱’이라고 불러야 하나?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A와 B.

A는 B가 같은 직장 동료인 유부남과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는 소문을 직장내에 퍼뜨리고 다녔다. 그 후 B는 직장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심한 스트레스로 두통, 불안증세, 수면장애, 경도 우울증 등으로 통원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A와 B는 모두 여성이다.

A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는가?

법적 규율의 대상이 되는 성희롱의 범주는 어디까지일까. 그동안 성희롱의 개념은 법적 명확성이라는 관점에서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성적 스캔들에 대한 소문 유포까지 성희롱으로 봐야 하는가. 이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우선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갑씨 :

직장내에서 성적 스캔들에 대한 소문 퍼뜨리기도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 성적 스캔들에 대한 소문은 그 대상이 여성인지 남성인지에 따라, 즉 성별에 따라 다른 맥락으로 읽혀지고 피해자 여성에게는 직장내에서 적대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는 을씨 :

성적 스캔들에 대한 소문 유포까지 ‘성희롱’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부적절한 것 같다. 현실에서 성적 스캔들에 대한 소문이 성별에 따라 다른 맥락으로 읽혀지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성희롱’으로 주장하기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성적 소문은 부정적이라는 낙인을 지속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되어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성희롱이라는 용어가 남용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 B가 성희롱 보다 ‘명예훼손’으로 처리하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런 사안까지 성희롱이라고 한다면 너무 복잡해진다는 병씨 :

만약, A와 B가 모두 남성인데, A가 직장 안에서 ‘B가 어떤 유부남과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라는 소문을 퍼뜨린다면, 이것도 성희롱에 해당하나?

성희롱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정씨 :

아직까지 여성들은 일상생활에서 성희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즉, 아직까지도 일상생활에서 성희롱이라는 개념이 남용 된다기보다는 오히려 성희롱으로 인정되는 것이 너무 적은 실정인 것 같다. 다만, 이런 사건에서는 성희롱 보다 명예훼손으로 처리하면 더 확실하였을 것 같은데, 아마,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명예훼손으로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것 보다 국가인권위에 성희롱으로 진정하는 것이 더 편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성희롱이라고 불러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