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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시선] 악플, 차별을 비추는 거울, 당신은 악플 속에서 무엇을 읽습니까?
[1호] 반차별, 작성일 : 09-05-30 11:37 / 조회 : 4,184
 별별시선 1 기획.txt (4.3K) [26] DATE : 2009-05-30 11:42:19
[별+별 시선]

  악플- 차별을 비추는 거울, 당신은 악플
 
                 속에서 무엇을 읽습니까?


* 별+별 시선은 반차별 공동행동이 반차별의 관점과 언어로 고민하고 있는 내용을 담은 기획기사 입니다.


마음 속의 말들을 다하고 살 수 없는 이유는 말에 실린 의미 때문이다. 몇 해 전부터 우리는 악플- 욕설, 조롱, 비난, 악평, 찬반 의견을 응축된 몇 마디-에 담아 할 말, 못할 말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인터넷 공간이 우리의 일상이 되면서 ‘악플’은 하나의 코드가 됐다. 얼굴을 대면하지 않고 타인의 존재를 철저하게 무시하기 위해서는 상처로 상대방을 무력하게 만드는 한 마디가 개발된다. 상처만이 문제는 아니다. 그 한 마디에는 우리 사회가 넘지 못한 타자에 대한 혐오와 공포가 있고, 그 핵은 차별이라는 단단한 고정관념으로 둘러싸여 있다.

 


악플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기능이 있다.

인격모독, 비하, 비꼬거나 조롱, 윽박지르기, 약점, 신체적 결함 희화화, 경멸, 무시.

활동 속에서 만나는 악플들은 보다 기능성이 우수하다. 예를 들어, 여성주의 활동을 하는 모든 이들은 “꼴페미 년”이 된다. “너네도 군대 가라”는 어떤 주장도 듣지 않고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고한 고집의 표현이다. 청소년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 사회가 얼마나 살기 힘든지 경험하지 못한 어린 것”, “공부도 못하는 양아치 새끼들”로 폄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성매매 여성과 관련한 거의 모든 기사에는 “공창제 해야 된다”는 댓글이 따라다닌다. 어디어디가 더 “맛있다”는 말은 그 말 자체로 분노를 선사한다.

 

그래봤자 여자다”, “”, “애도 못 낳는 것들”, “X도 안 달린 것”, “군대도 못 간 것들”은 모두 트렌스젠더, 트렌스 섹슈얼에 붙어있는 악플이다. 결혼해서 속았으면 어떻게 할 건지, 여잔 줄 알았는데 속았다면 그런 낭패가 어딨는지, 결혼 전이면 다 까 봐야하고 신검할 때 옷을 다 벗겨서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이들이 가련할 정도로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더럽다”, “예수님을 영접하세요.”, “에이즈 조심하세요.”는 비이성애자에 대한 반복적인 조언이자 악플이다. 장애인에 대해서는 예를 나열할 것도 없이 “장애인” 자체가 악플로 통한다. ‘변태’는 기본이고 “X발, X부랄, X새끼, 지랄, 깝싸네” 등의 욕설은 위에 말한 것들에 살짝 얹는 장식이랄까...... 이 악플 들 속에는 현실에 없는 극단의 정상인이 있다.

 

반차별 운동은 악플을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차별이데올로기에 주목한다. 우리는 악플에 시달리면서 운동했고, 누군가에 의해 동정해야할 죄 많은 인간으로서, 꾸준한 악플 대상이었다. 그 풍부한 경험에 기반해 악플을 바라보자 오히려 악플의 이면을 보게 된다. 악플은 ‘정상’에 대한 무한한 갈구이자, 그것에서 벗어난 존재들에 대한 배제와 혐오, 불리한 대우- 즉 차별이다. 사지가 멀쩡한 여자나 남자 중의 하나로 태어나 이성을 좋아하고 모름지기 여자라면 아이를 낳고 남자라면 군대를 가고 학생이면 고분고분 공부를 해야 한다. 성별, 장애여부, 나이, 성정체성, 성적지향 등의 이유로 개개인을 구별해 내고 그 속에서 위계를 만들고 ‘정상규범’에 비추어 가려내기, 비난하기, 가르치기, 배제하기, 소외, 비가시화 하기를 반복한다. 이렇게 차별을 통해 정상사회는 유지되고 재생산된다.

 


반차별 운동은 불편한 일상, 암적인 존재인 악플을 고민한다
. 이번 별+별 시선은 이런 고민으로 채워졌다. 악플에 입체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악플하는 자와 받는 자를 두루 살폈고, 현실과 인터넷 공간을 횡단했으며, 악플로 상한 마음은 서로 댓글 달며 위로하도록 했고 일부는 놀이로 전환했다. 먼저, 기획 1) 타인에 의해 철저하게 이미지화 되어 존재 전체가 ‘무다리’가 됐던 악플 경험을, 동시에, 기획2) 현실과 악플이 구분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도플갱어’가 된 악플과 차별을 주시한다. 이어서, 기획 3) 악플은 악플로 대응하고 싶었던 간질간질한 욕망을 실었다. 그러다가 다시 보게 된 악플 속의 소수자와 낙인을 통한 차별은 새로운 접근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심연, 쓰레기 같은 마음들이 악플이므로, 악플은 무시하고 묻어버리면 될까? 악플이 주는 폐혜 때문에 인터넷 공간을 규제의 공간으로 만들면 될까? 실명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일단 입부터 막고 말을 못하게 하는 것으로 차별을 없앨 수 있을까? 악플 근절이 바라는 바의 다는 아니다. 악플 뒤에 있는 거대한 차별 이데올로기에 대한 응대가 진정한 고민인 것이다.

 

‘정상인’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와 평가내리기가 악플을 통해 반복되고 있다. 존재에 대한 폭력, 비정상에 대한 공포는 악플을 통해 솔직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악플 속에는 공포감도 있다. 나를 그들과 구분 짓고 싶어 하는 두려움, 동성을 사랑하게 될까봐 생기는 두려움은 악플로 승화된다. 그들은 우리에게 연민의 대상이자, 도전적인 운동영역이다. 우리는 여기에 개입하여 악플 달아보고 싶은 욕망을 가늠하면서 악플 다는 생각들이 그러하듯 끈질기게 논쟁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악플을 직시할만한 강한 마음, 썩소 한 방 날리는 쿨함, 그들의 폭력에 절대 굴하지 않는 자존심 기르기를 권장한다. 이 모든 것을 담아 반차별 공동행동 차.차.차를 날린다. ENTER!




       싱기루(한국여성민우회)
: 이번 호 웹진을 격하게 살항해 듀삼~곱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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