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차차차'
<반차별상상더하기> 6월, 이렇게 진행됐어요!
[준비1호] 반차별,
작성일 : 08-07-07 20:39 /
조회 : 4,603
6월_상상더하기.zip (151.9K) [38] DATE : 2008-07-07 20:39:08-
주제 입법운동의 경험을 통해 보는 차별금지법 입법운동의 전망
‘반차별상상더하기’는 차별금지법(안) 제정 과정에서 이슈화된 ‘차별’, ‘차이’의 문제를, 다양한 운동진영들이 모여 함께 소통하고 서로의 운동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나가고자 기획된 이야기마당입니다. 상상더하기는 모 티비 프로그램의 ‘상상플러스’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요 ^^;; 다른 운동과의 만남을 통해 각자의 운동 이슈와 내용이 풍부해지는 것을 꾀하는, 즉 ‘연대’의 내용을 채워가는 이야기/토론 공간입니다.
그 첫 번째 자리로 마련된 자리가 지난 6월 11일, 대학로에 있는 노들야학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오셔서 행사장이 조금 작게 느껴지기도 했지요.
6월 상상더하기의 주제는 반차별공동행동의 차별금지법 입법운동에 대한 전망을 탐색하는 자리였습니다.
운동의 한 방식으로서 입법운동, 그리고 다양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제도의 필요성이나 한계에 대해서 반차별공동행동 안에서도 그동안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고, 제대로 된 논의와 소통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만들어진 자리였지요.
자, 먼저 발제한 분과 발제 내용을 소개할께요.
먼지(한국여성민우회)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 자리의 발제자는 다음과 같이 6분이었습니다
- 루인(트렌스젠더인권단체, 지렁이) "법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 "보호받을 주체로 규정되는 법안 운동에 대한 비판 지점 및 대안"/성폭력특별법을 중심으로
- 은날(한국여성민우회) "현실을 규제하는 법, 법을 규제하는 현실"/고용평등법을 중심으로
- 지성(장애여성공감) "차별의 지점이 다 다른 다양한 (장애) 범주를 하나의 법으로 해결하고자 할 때 만나게 되는 어려움/장애인차별금지법을 중심으로
- 서보경(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에이즈 예방법 개정운동을 통해서 본 법안 운동의 가능성"
- 장서연(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기본법으로서의 차별금지법의 의미"
루인님의 발제는 법 안에 봉합해야 하는 정체성의 범주를 정하는 것, 정의의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당시 인권위에서 정의한 성별(여/남/기타 분류하기 어려운 성)과 공동행동에서 정의한 성별과 성별정체성을 별도로 열거한 정의 등의 사례를 통해 요건과 범주/정의를 정해야만 하는 상황 자체를 질문하는 것, 그 '과정'적 고민이 논의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경님의 발제는 17대 국회에서 통과된 성폭력 관련 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성폭력 관련 형법 개정, 엄벌주의를 넘어 처벌가능성을 높이고, 피해자의 권리 보장제도 보완 필요, 공교육에서의 성/인권 교육의 강화 요구, 친고죄를 폐지하고 공소시효의 정지 및 배제의 필요성, 성폭력 가해자 교육을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 마련 요구 등 18대 국회에서 성폭력 관련 법안에 대한 가해자 처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은날님의 발제는 남녀고용평등법을 중심으로 IMF시기에 여성노동 관련법과 제도는 선진국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이야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불안의 논리가 압도하면서 평등의 가치가 전혀 이야기되지 않고 남녀고용평등법의 효력이 전혀 발휘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의 경험을 통해 기존의 관련법, 제도 등이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변화함에 따라 그 현실을 반영하고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활동이 지속될 필요성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문제적 현실을 '문제'로 만들고 그 현실을 규제하기 위해 만든 법이 현실을 규제하기 보다는 현실의 논리에 의해서 법의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기본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지성님의 발제는 차별금지법의 이슈에 대한 논의나 우려와 연결지어 2007년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및구제등에관한법률(이하 장차법)이 규정하는 '장애'의 범주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지만 그것과 교차되거나 중첩되는 차별지점들(섹슈얼리티, 젠더)을 적절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 장애의 경/중에 따른 장애를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없다는 현실적 조건을 담아내지 못한 장차법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보경님의 발제는 1987년 제정된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이하 예방법)의 개정운동의 내용과 과정에 대해서 말하면서 2006년 결성된 공동행동의 예방법안을 알리는 과정에서 에이즈 문제를 대중적으로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예방법 개정운동이 대중적 캠페인의 조직에 큰 노력을 기울인 것이 국회에서의 정치적 교섭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운동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점에 대해서 설명했는데요. 현재의 법이 에이즈 감염인들이 겪는 차별의 주요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던 법안 개정이라는 구체적인 목적을 통해 현실의 여러 문제를 풍부하게 드러낼 수 있었다고 말하며 개정법 운동의 성과와 의의에 대해서 평가했습니다.
장서연님의 발제는 차별금지법의 제정 추진 경과, 외국의 입법례 사례(호주, 캐나다, 미국), 차별금지법의 훼손 논란의 과정에서 종교계와 재계에서 이 법안을 반대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짚어나가며 전반적인 차별금지법의 제정과정과 개괄적인 내용에 대해서 짚어나가며 기본법으로서의 차별금지법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많지요! 발제문은 본 게시물에 첨부파일을 확인하세요)
이와 같은 발제에 이어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토론 내용을 함께 보실까요?
- 입법운동은 재미없기만 한 것일까?
법 제정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국회의원이나 법률가 등 전문가 집단에 기댈 수밖에 없는 입법운동은 재미없기만 한 것인가, 이러한 입법운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만한 재미있는 입법운동의 사례는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님은 입법운동의 경험은 개인차와 시대차가 있을 것이며, 90년대 초반 터진 성폭력이슈들을 통해 여론을 모으고 성폭력특별법제정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법제정 작업을 한 경험은 결코 재미없기만 한 작업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입법운동을 통해 상이한 담론들이 활발히 이야기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요소들도 간혹 있을 수 있다며 은날(한국여성민우회)님은 이른바 ‘모성보호법’ 제정이 이슈화 되면서 '모성보호 vs 남녀평등' 논쟁, 임신과 출산의 차이 논쟁 등 사회적으로 다른 담론들이 각축을 벌이기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차별금지법을 쟁점화시키면서 그 안에서 차별금지에 대한 다양한 쟁점과 깊이 있는 고민을 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법안에 다 녹여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법조문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느냐 하는 문제보다 사회적으로 평등과 차별에 대한 담론을 일으키고 논쟁을 해나가는 것이 반차별공동행동의 역할이 아니겠냐는 플로어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2MB 정부가 들어서면서 차별금지법 제정 국면은 작년과 또 달라진 상황이며, 때문에 눈에 띠는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차별금지에 대한 다양한 쟁점과 깊이 있는 고민을 어떻게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 다양한 운동영역들의 격차들을 어떻게 좁혀갈지...
차별/차이가 무엇이며 차별없는 세상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 수 있을지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논쟁 속에서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는 고민의 제기가 한 편에 있었다면, 반차별공동행동이라는 다양한 운동진영들의 연대는 과연 그 과정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 또 공동행동 내 다양한 영역들의 격차들을 어떻게 좁혀갈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한 편에 있었습니다.
일례로, 성소수자운동이나 에이즈운동의 역사는 길어도 10년이 안 되고 성적소수자들과 에이즈감염인들이 법적 테두리 밖에서 생활해 온 반면, 여성운동은 다양한 법제정 안에서 성과와 한계들을 짚어나가는 맥락이 있고, 이렇게 다른 경험을 가진 운동 진영들이 반차별공동행동 안에서 차별금지법을 이야기할 때는 접근 방식이나 필요성도 상당히 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차별금지/법·정책에 관한 쟁점을 만들어갈 때 이 격차들을 어떻게 좁혀갈지도 중요한 과정일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차별은 수 없이 다양하고 한 개인에게서도 복합적으로 드러나는 것인 만큼 차별/차이들을 별개로 나열하고 특수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더 근본적인 사회적 기반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지 않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반차별공동행동 내 다양한 단위들의 개별적인 이슈들과 그 이슈들이 한국 사회에서 축적된 경험의 양이 굉장히 다른 만큼 서로의 차이들을 드러내고 소통하는 노력이 경주된다면 반차별 운동에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테죠.
다음 반차별 상상더하기가 기대되시죠?
두근두근 상상더하기~ 다음 호에도 계속됩니다!
- 돌부처 08-07-17 11:51
- 헙 사진은 다 어데로갔죠? 사진은 게시판에 올릴 수 없나보죠?
- 깡뚜껑 08-07-21 17:34
- 엇, 사진 올릴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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