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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차차차'

[별+별 시선] 평택 안의 이방인 : 쌍용차는 흔들릴 자격이 없다?
[3호] 반차별, 작성일 : 09-10-12 14:23 / 조회 : 3,343
 webzine_3_2.txt (4.7K) [27] DATE : 2009-10-12 19:55:04


 
 [별+별 시선]  

 '평택'안의 이방인 : 쌍용차는 흔들릴 자격이 없다?   

                                                             
                                                                                                                       김산 (다산인권센터)


“쌍용차는 더 이상 흔들릴 자격이 없다”
얼마 전부터 신문과 방송을 도배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이미지 광고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그 광고를 보다보면 이상하게 짜증이 납니다. 왜 이렇게 짜증이 날까 고민을 해봤습니다. ‘흔들릴 자격이 없다’ 우리는 흔들린다는 것은 내부의 동요가 일어나거나 외부에 의해 혼란을 겪는 안좋은 이미지로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광고에서 말하는 흔들고 있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쌍용자동차 노조와 해고자들, 그리고 쌍차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입니다. 쌍용자동차의 이미지 광고는 무의식적으로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이유없이 사측을 흔드는 행동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 속에서 생존권을 위해 파업을 선택했던 노동자들은 경영정상화를 방해하는 이기심 가득한 집단으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낙인은 곧 사회로부터의 차별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차별이라고 한다면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차별, 장애인에 대한 차별 등 차별이 명백히 눈에 보이는 것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숨어서 존재하는 차별에는 무감각하거나 둔감하게 반응합니다.

광고 속에서는 정당한 파업권을 행사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쌍용자동차의 파업참가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이것뿐이었을까요?

77일간의 점거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언론의 포커스는 공장진입을 둘러싼 노동자와 공권력의 대립, 공장 안 노동자들의 폭력성, 쌍용자동차 회생에 필요한 협상 등에 집중되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점거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물도 음식물도 먹어도 안 되는, 다쳐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존재로 대한민국의 국민이지만 국민으로 대접받을 수 없는 제 3 국민으로 차별받아야 했습니다.


공장 밖에 있었던 가족들

점거파업에 참가한 노동자의 고통과 차별, 고립은 몇몇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에 대해 대응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장 밖에서 평택이라는 지역에서 점거파업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점거파업 참가노동자의 가족들은 공장을 둘러싼 차별과는 다른 차별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쌍용자동차 사측은 관리자와 비해고자를 중심으로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동시에 관리자와 비해고자의 배우자들을 모아 몇 차례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간담회에서는 노동조합측의 가족대책위에 대응하는 사측의 가족대책위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사측 가족대책위를 구성하였습니다. 사측 가족대책위의 역할은 지역사회 여론을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사측은 지역에서의 여론을 환기시켜야지만 쌍용자동차가 회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이를 위해 지역내의 모임이나 반상회, 포털 등에 점거파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할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사측가족대책위는 동네모임이나 반상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점거파업에 참가한 사람들 때문에 공장정상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 그로인해 쌍용자동차가 망하게 되면 평택지역의 경제가 무너지게된다고 주장하고 다녔습니다. 또한 파업참가 가족에게도 확인되지 않은 고소고발이나 손배가압류를 이야기하며 남편이 공장밖으로 나온다면 선처될 수 있다는 등의 회유와 협박을 하였습니다. 공장안의 노동자들이 고립된 상황에서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생활을 함으로써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기제를 갖고 있었던 반면 공장밖의 가족들은 사방의 위협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평택 공동체에서 이방인으로 살기

평택은 넓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평택의 주거지역은 몇몇 아파트단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공장주변의 아파트단지에 모여살며 쌍용자동차라는 직장을 매개로 서로 긴밀하게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노조간부를 남편으로 둔 서른살의 부인은 사측의 가족대책위에서 흘러나온 남편에 대한 불확실한 가압류 소문과 옥쇄파업에서 나오면 살수도 있다라는 협박과 회유속에서 돌이 지난 갓난아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뒤로 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어린이들은 유치원과 학교, 학원에서 파업참가자의 자식이란 이유만으로 왕따를 당해야만 했습니다. 사정상 점거파업을 중단하고 나온 노동자들은 해고자의 가족이나 비해고자와 마주칠 수 있다는 미안함과 두려움의 감정속에서 동네슈펴에 담배를 사러나가기조차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때 평택경제의 30%이상을 책임졌던 그들은 이제는 평택을 위기로 몰아가는 평택안의 이방인으로 격리되고 소외받아야 했습니다. 또한 평택지역에서 쌍용자동차 점거파업노동자의 가족은 차별이라는 굴레를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사측의 대응은 평택지역에서 점거파업노동자들을 고립시키고 평택경제를 죽이는 절대악으로 낙인찍음으로써 지역공동체에서 정당한 파업을 전개한 노동자들을 격리하고 배제하는 차별을 자행한 것입니다.

쌍용자동차 점거파업을 종결된 지금도 파업에 참가했던 노동자의 가족들은 평택이라는 공동체에서 배제당하고 차별당하고 있습니다. 차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평택이라는 공동체에서는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소외받는 노동자와 그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평택 쌍용자동차 파업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산님은 다산인권센터 활동가이자 쌍용자동차 투쟁기간 동안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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